큐 리뷰(평가)를 하는 이유
2019.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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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 리뷰에 대한 첫글은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많은 고민 끝에 결국 큐 리뷰를 왜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쓰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큐 리뷰를 하는 이유는 결국 이 일(큐 렌탈 사업)을 하게 된 이유와 맞닿아 있습니다.  


어떠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는지를 분명하게 말씀드려야 독자분들이 글의 방향성을 가늠하는데 참고가 될  것이고, 


또한 제 개인적으로는 초심을 기억하자는 의미도 있습니다.



당구를 배운지는 한 30년, 국제식 대대에서 3쿠션을 친 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한 10년이 조금 넘은 것 같습니다. 


저는 큐에는 그닥 관심이 없는 타입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사정과 상황으로 당구를 떠나있게 되면 가지고 있던 큐를 정리하고, 손맛을 잊지못해 다시 치게 되면 새로 하나 장만하는 그런 수준이었죠.


인생의 큰 변화는 때로는 불현듯 온다고 했던가요. 


작년, 그러니까 2018년 여름무렵이었습니다.


여름에는 역시 당구장이 최고지~하면서 에어컨 바람 쐬고 있다가 후배의 부고를 알리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참 안타까웠는데요....형, 다음에 한 게임 하자!가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이야...


상가집을 나오면서 불쑥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많은 취미에 몰두해봤지만 3쿠션이 제일 재밌고, 적성에도 맞는 것 같고, 3쿠션 동호회 생활도 얼추 15년이 되다보니 인간관계도 벗어나기도 힘들고.


어차피 평생 취미로 즐길 거면 이왕이면 제대로 잘쳐보자!!




당구를 다시 정립한다는 생각으로 이론부터 다시 팠었지요.  


참 좋은 세상이더라구요. 예전에는 몇몇이 공동구매로 빌리어드아틀라스 영어원서로 사고, 이론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카페에 가입하려고 애쓰고 그랬었는데ㅎㅎ


요즈음은 유튜브에 다 있더라구요. 동경하는 선수의 플레이영상, 당구이론, 실전팁 등등. 워낙 많아서 오히려 취향에 맞는 걸 골라야될 정도로 많더군요. 




많아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동호회에 가서 25점 놓고 즐기면서 치기에는 44B로도 충분했지만, 제대로 잘 쳐보자는 생각이 들자 예전에 떠나보냈던 큐들이


생각나면서 큐부터 제대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새는 줄 모른다고 했던가요. 미친 듯이 큐여행을 했습니다. 


사실상 큐에는 초보였던지라 궁금한 것도 많고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사실상 신품이든 중고든 사는 것 밖에 방법이 없고..그렇게 큐를 파고들어가다보니


궁금한 것도 많고, 불편하고 이상한 것도 많았습니다. 



첫째로 큐의 거래형태에 많이 놀랐습니다.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중고큐는 '오늘도 평화로운 중고나라' 수준을 한치도 벗어나지 않았더군요.


주로 거래되는 곳이 '생체'에서 다른 곳으로 바뀌었을 뿐, 참 불편하고 번거롭고 한편으로 위험하기까지 한 거래방식에는 변함이 없더군요.


마치 번화가로 변해버린 곳에 그대로 남아있는 오래된 건물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그대로라서 반갑다기 보다는 이제는 흉물스럽게까지 보이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둘째로 큐라는 상품의 기본정보 자체가 굉장히 부실하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홈페이지를 갖춘 큐회사도 손에 꼽을 정도고, 큐에 대한 DB도 굉장히 부실합니다. 


년식, 목재, 공법 ..뭐 이런걸 다 떠나서 제일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상품명 자체가 정확하지 않은게 많습니다. 상품명이라도 정확하게 알아야 구글링을 하든


뭘하든 부실한 정보속에서라도 뭐라도 찾아볼텐데 말이죠. 


큐는 '목재+문양+제작방식'을 섞어서 큐의 이름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문제는 그렇게 불리우는 대로 검색하면 검색자체가 안되는 큐들이 많다는거죠. 


어떤 목재를 특정 회사에만 쓰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이트, 인레이, 하기 제작방식 역시 어느 특정회사에서만 쓰는 것도 아니고, 버터모양 검모양을 가진 큐가 어느 특정회사의 것이 아니니,


당연히 '목재+문양+제작방식'을 섞어서 큐의 이름으로 부르면 특정이 되서 검색이 되지 않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네이밍 방식이 굉장히 낯설기도 하고 불편하고 심지어 불쾌하기까지 합니다. 


마치 '현대 펠리세이드'를 '현대 왕관모양 108그릴 2만조립차'라고 부르는 것 같기도 하고, 무우배추된장국처럼 재료가 곧 이름이 되는 군대 국 이름을 보는 기분이 들어서


낯설고 불편하고, 또한 소비자지향적이지 않고 제작자 중심의 네이밍방식이라 생각되서 불쾌함마저 느낍니다. 


보증서로 년식을 증빙하는 것도 낡은 방식으로 보이는데(위조의 위험도 있고, 정확하게 확인하려면 결국 전화나 문의로 제조사에 확인해야되니), 그나마


보증서를 제대로 발행하는 곳도 손에 꼽고. 100원대 계란에도 난각표시로 산란일자와 사육환경 같은 걸 알 수 있는 시대인데 말이죠. 



세번째로 큐는 리뷰가 거의 없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정보가 부실하니 리뷰라도 참고하려고 뒤져보면 찾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검색되는게 큐 판매글 정도고. 


식당이든 상품이든 후기와 리뷰가 넘쳐나서 오히려 홍보성 글들을 걸러내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는 SNS시대인데 말입니다. 



그리고 어렵게 리뷰를 찾아도 한국말인데도 해석이 잘 되지않는 표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두께로 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큐입니다! 라는 표현을 접하면 저는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됩니다. 


뱅크샷만 하는 게 아니면 제1적구를 먼저 맞춰야 되고 그러면 어떤 두께든 쓰게 되는데 두께로 치는 사람들 이란건 대체 뭐지?


편하게 분리시키는 걸 선호하는 스타일의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


결국 스쿼드와 커브가 별로 없다라는 걸 말하는건가?



예민한 감각을 필요로하는 스포츠이다보니 개인적인 감각과 느낌에 대한 묘사가 많을 수 밖에 없기도 하겠고, 


큐라는 게 공식화된 평가기준이라는 게 없으니 더욱 그렇게 표현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문제이자 소비자 입장에서 제일 답답한 부분이 바로 큐의 성능에 대한 정보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현실입니다. 


자동차안전도검사 같은 공식화된 평가방법과 평가기구.


큐는 그런 거 없습니다. 


자동차는 사람 생명이 달려있는거고 훨씬 비싸니까 그렇다구요?


같은 타격계 체육용구로 분류될 수 있는 골프채의 경우를 보죠. 어떤 면에서는 한자루인 큐값이 골프채 세트보다 비싸기도 하지요.


골프채는 저가의 모델이라도 강도와 분당진동수, 킥 포인트 같은 객관적이고 계량화된 수치가 제공됩니다.


헤드스피드가 어느 정도면 샤프트의 강도는 X, S, SR, R, A, C 중에 어떤 걸 쓰는게 좋다는 가이드라인도 있습니다.


큐는 그런 거 없습니다. 


큐는 아니지만 당구용품 중 그나마 수치 비슷하게 제공되는 건 팁의 경도죠. S(소프트), M(미디움), H(하드).


그런데 팁 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어느 제품의 S는 다른 제품의 M같고, 어떤 제품의 M은 다른 제품의 H같습니다.


표준화된 경도 측정기준이라도 있는 건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이렇게 길게 글을 써도 속이 안 풀릴 만큼 큐여행을 하면서 참으로 답답하고 불편한게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쩌겠습니까.


당구는 여전히 재밌고, 큐는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걸 ㅎㅎ



답답해서 내가 한다는 심정으로 결국 이 일(큐 렌탈)을 하게 된거고 큐 리뷰를 시작하게 된 겁니다.




프로선수든, 주변의 고수든, 제작자이든 큐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여러 말 끝에 결론은 결국 동일합니다. 직접 쳐보고 본인에게 맞는 큐를 고르라는 거죠.


체험소비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상품인데 앞서 말씀드렸듯, 큐는 사실상 신품이든 중고든 구매하는 것 말고는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이 간극은 렌탈로 메우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큐를 다 갖춘 것은 아니지만, 큐를 속까지 다 파악할만큼 충분한 시간을 드리지는 못하지만 


보다 편하고 쉽고 경제적으로 큐를 직접 체험해보십시오.



큐에 대한 정보관리. 


계란껍질에 난각표시가 의무화된 건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모이면 결국 따라오게 되지 않겠습니까.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모일 수 있는 창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다 안전하고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개인큐 매매.


그러한 개인큐 매매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큐에 대한 공식화된 평가기준과 평가기구.


이건 참 지난한 과제같습니다. 


양이 많아지면 질도 높아지겠지요. 


28점정도 치는 일개 동호인의 리뷰에 불과하겠고, 정답일 수도 없겠지만, 


큐에 대한 평가가 공론화되서 많은 논의들을 거쳐 사용자들이 요구하는 것들이 명확해지면 질수록


제조사는 그 원하는 바를 증명하려 할 수 밖에 없어지겠지요.   


그런 돌하나 얹는 간절한 마음과 바람.


그것이 제가 큐 리뷰를 시작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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